Advance Class 세번째 날. 오늘은아침에 10분 정도 늦게 갔는데 거의 종일 온전히 우드터닝(Woodturning)만 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Side Stretcher를 3개, Cetnre Stretcher 2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뉴욕 스타일의 다리 1개를 따라해보고, 2번째를 만들다가 실패. 그리고나서 남은 시간이 애매해서 Tormek을 이용한 끌 날갈기의 시범을 간단히 봤다.
공방에 가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어제 준비해놓은 Stretcher용 나무를 갖고 시작했다. 어제에 이어 다시 하다보니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금방 살아나질 않아서 초반에 좀 고생했다. 조심스럽게 하다보니 속도도 느릴 뿐만 아니라 모양을 부드럽게 내는 것도 더 안되는 것 같다. 나중에 빈센트가 할 때 보니 머뭇거림 없이 슥슥 해나가는데 얼마나 숙력되었느냐에 대한 문제일 거다. 어쨌든 난 왼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오른손으로 조절하면서 할 때는 좀 나았는데, 반대로 자세를 취하면 부드럽게 깊이를 조절하며 나가기가 쉽지 않더라. 어느 정도 모양이 잡혀가니까 자세도 안정되면서 감각도 어느 정도 살아났다.
그렇게 2시간 동안 3개의 side stretcher를 만들었다. 터닝을 할 때 가운데 중심을 기준으로 좌우가 대칭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준이 되는 패턴, 그리고 stretcher간의 모양이 최대한 유사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처음 만든 것은 좀 중심부가 약간 얇았는데 두번째부터는 어느 정도 일정한 두께와 모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리바이는 샐플의 패턴과 완전히 똑같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내가 보기에 좋은 라인을 만들고 그걸 유지하는게 더 좋다고 한다.
시작할 때는 일단 나무를 어느 정도 지름의 둥근 모양을 만들어야 하고, 패턴을 따라 기준선을 그린다. 그리고 parting tool로 기준선을 따라 기준 깊이만큼 따놓고 시작하게 되는데, 기준선의 좌우 모양에 따라 기준선을 따라서 홈을 파내거나 기준선을 따라 좌, 우측에 홈을 판다. 이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경사진 부분이거나 만들어야 하는 모양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쪽을 피해서 다른 방향으로 홈을 파내게 된다.
때로는 기준선을 표시만 하고 parting tool로 홈을 파내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기준선의 간격이 좁거나 기준선의 위치가 오목한 부분이거나 한 경우인데, 이런 기준선은 홈을 만들지 않고 모양을 내면서 해당 깊이를 만들어나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 만들어놓은 stretcher를 다시 보니 이미 갈라진 부분이 있었다. 리바이에게 물어보니 터닝 후에 나무가 마르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하는데, 별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직접 쓰는 부분이 갈라진 건 아니긴 했는데, 갈라짐이 있으면 조립할 때 안보이는 쪽으로 돌려놓는다거나 색칠하면서 필러로 채우거나 페인팅으로 가려버릴 수 있단다.
10시 넘어서 잠시 차 한잔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필요한 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빈센트가 보내준 리스트에 내가 몇 가지를 더한 목록을 이메일로 보내주고 검토해주기로 했다.
이어서 centre stretcher를 만들기로 했는데, side stretcher와 가운데 부분은 동일하지만 양 끝에 추가 장식이 있으며 약간 짧다. 이 장식은 볼록한 곡선과 오목한 곡선이 같이 있는 머쉬룸이라는 부분인데 볼록한 부분은 skew, 오목한 부분은 좁은 spindle로 말 그대로 오목하게 파내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skew는 그런대로 잘 되는 편인데, spindle은 오목하게 파내기 위해 시작 부분을 잘 파고들어가야 하는데 자꾸 튀어서 모양의 crisp한 디테일이 자꾸 망가지더라. 어떻게 하면 되는지는 알겠는데 아직 손은 잘 말을 안듣는다. 연습이 필요하겠지.어쨌든 그럭저럭 모양을 잘 만들 수 있었고, 점심 먹고나서 2번째까지 만들어서 마저 완료할 수 있었다. 대략 하나 만드는데 1시간 반 가까이 걸렸는데, 이 시간을 줄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다. 아마 빈센트나 리바이가 하면 역시 20~30분 정도면 하나를 충분히 만들지 않을까 싶다.
만들다보니 나는 roughing gouge로 최대한 깍아내면서 기본적인 모양까지 만들어놓고 spindle이나 skew, scraper로 선을 마무리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정리하는 방식이 가장 편한 것 같다. 빈센트는 나보고 최대한 다양한 툴을 다양한 곳에 써보면서 사용법도 익히고 나한테 맞는 툴을 찾아보라고 하는데, 리바이는 내가 하면서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어려움을 겪을 때는 방법을 고쳐주거나 다른 툴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난 많은 툴을 가볍게 써보기보다는 보다 익숙한 몇 개의 툴로 최대한 잘 사용할 수 있게 연습해보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더구나 나는 빈센트처럼 수십개의 툴을 구비하고 이리저리 다 써보기보다는 최소환의 툴로 필요한 작업을 해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더 쉽고 정교한 모양을 만들수 있게 도와주는 다양한 툴을 많이 가지는 것도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당장 경제적인 부담 뿐만 아니라 툴이 많아질 수록 날갈기 등의 관리에 대한 부담도 커지기 마련이니까.
되도록이면 최소한의 필수적인 툴로만 의자를 만드는 것. 그리고 최대한 조용하고 나무 먼지가 덜 날리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 지금은 그게 내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pole lathe에 대한 관심도 있는데, 내일은 그것도 한번 물어봐야겠다.
Stretcher를 다 만들고 마무리로 뉴욕스타일의 leg를 터닝해보기로 했다. 다양한 장식이 있는 복잡한 모양이라 어려운 작업이었다. 리바이가 먼저 선반의 부가 장비를 통해 기본적인 모양을 거의 다 만들어놓고 세부적인 모양을 다듬는 연습을 먼저 해보라고 했다. 보다 빨리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보면서 개별 장식들의 마무리를 먼저 느껴보라는 것이었는데, 사용해보라고 이리저리 툴들을 골라줬는데 대부분 내가 잘 안써본 것들이라 좀 당황스럽긴 했다. 빈센트는 써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써보라는 건데, 오히려 좀 당황스럽긴 했다. 이리저리 해보긴 했는데 어버버 하다가 한 부분은 좀 망쳤다. 좌우로 오목한 부분을 다듬다가 한쪽 머쉬룸을 망쳐버렸다. 그리고 계속 깍아내다보니 너무 얇아져서 못쓰게 되었다.
그래서 두번째는 처음부터 다듬고 기준선을 만드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모양이 복잡한 만큼 기준선도 엄청 많았고 홈을 만들 때도 모양을 고려해서 기준선 좌, 우 또는 아예 홈을 파내지 않아야 하는 곳도 있었고.. 기준선이 촘촘하다보니 빈센트가 더 좁은 parting tool을 써보라고 줫는데 이 툴이 참 민감해서 kick도 잘 일어나고 제어가 쉽지 않았다. 결국 깊은 홈은 하나 파다가 심한 kick이 나고 선반에 물려놓은 나무도 중심이 어긋나버렸다. 이런 경우 나무가 아예 못쓰게 되기도 한다면서 중심을 다시 잡고 최저속부터 속도를 올려가며 테스트를 해보니 중간부분부터 흔들림이 심해지면서 휘어버렸다. 역시 내가 파놓은 홈들 중 하나가 부러진 거라 더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부러진 부분을 잘라내고 연습용으로 쓰면 된다고 한다.
선반 작업을 할 수록 마치 spindle을 만들 때처럼 기본적인 요령은 비슷한 것 같다. 두꺼운 부분에서 얇은 부분으로, 곡선이 흐르는 방향으로 얇아야 하는 쪽부터 깍아나가면서 두꺼운 쪽으로 확장해나가는 것, 그리고 먼저 대략의 모양을 만들 때는 팍팍 잘라나가지만 모양이 잡힐 수록 보다 세밀한 작업이 가능한 도구들로 바꿔나가면서 마무리를 한다는 것 등등. 리바이도 spindle 만들 때를 생각해보라는 말을 몇 번 하기도 했다.
다른 점이라면 적절한 나무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다. 메이플이나 너도밤나무(beech)는 터닝에 적합하지만 spindle이나 밴딩이 필요한 파트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ash나 red oak의 경우는 반대로 곧은 나무결의 특성으로 인해 spindle이나 밴딩을 위한 파트에는 좋지만 터닝에는 좋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만약 터닝을 하다가 나무가 뜯기거나 한다면 나무결을 따라서 주욱 뜯겨나간다고 한다. 반면에 메이플이나 너도밤나무는 칩 형태로 잘라지며 나무결에 엇갈리게 잘라내도 잘 잘리기 때문에 터닝에는 좋다는 점이다.
또한 나무는 변재 sap wood에 더 많은 물기를 갖고 있으며 반면에 심재 heart wood는 훨씬 더 수분을 적게 갖고 있다. 터닝을 할 때 보니 beech의 경우에도 sap wood가 많은 경우 깍아내면 물기가 나오고 물방울이 튈 정도지만 heart wood의 경우 깊이 파고들어 가서 마찰이 심하면 열이 많이 날 정도로 수분이 적었다. 한 나무에서 가져온 것들이지만 이렇게 차이가 났다.
그리고 나무를 선반에 고정할 때 너무 조여서 고정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아니 그러면 안된단다. 좌우에 압력으로 나무가 휘어질 수도 있으니 적당한 힘으로 잡아주는 정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 나무를 장착하면 선반을 최저속부터 시작해서 300rpm정도까지 올려보면서 잘 고정되었는지 확인을 한다. 일종의 안전을 위한 절차라고 할까.
빈센트의 선반은 엄청 길고 무거운 전문가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다른 선반들보다 꽤 좋은 성능의 기계. 빈센트의 공방에는 보면 없는게 없다고 할 정도인 것 같다. 3대에 걸쳐 만들어놓은 워크숍의 위용이랄까. 빈센트의 장비 욕심도 한 몫 하는 것 같고. 어쨌든 선반에 Vega에서 만든 lathe duplicator라는 부가 장비가 붙어 있는데, 이건 쪼갠 나무를 일정한 지름의 둥근 나무로 깍아내는 기능만 있는 줄 알았더니 샘플이 되는 패턴을 고정시키고 샘플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서 깍아낼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다만 깍아낸 모양이 디테일하지 않고 깍은 면이 매끈하지 않은 점이 문제지만 복잡한 모양도 금방 따라서 만들어낼 수 있더라. 그 다음은 모양과 면을 다듬는 작업만 하면 되니까 복잡한 패턴을 만들 때는 어마무시하게 효율이 좋다고 해야할까. 이 부가장비는 짧은 것부터 긴 것까지 다 있다고 하는데, 뭐 난 일단 lathe부터 없으니까.
VEGA 외에도 Rockler라는 곳에서도 Lathe Duplicator를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는 JET선반에도 적용할 수 있나보다.
터닝 중간에 어제처럼 comb의 밴딩도 같이 했다. 모건은 comb 밴딩용 템플릿도 하나 새로 만들었고. 템플릿에 comb를 넣고 클램프로 조여주면서 만드는데, 손잡이를 돌리면서 조여주는 길고 강한 클램프가 꼭 필요한 방식이다. 의자 하나를 만들려면 긴 클램프 3~4개, 짧은 클램프 6개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그런 클램프 한국에도 파나 싶다. 툴 리스트에 클램프까지 넣어야 하나. 그런건 있겠지?
빈센트가 의자 2개와 공구 등을 한국에 보내는 배송비를 알아봐줬는데 그것만 최대 1500달러 정도 될거라고 한다. 더 줄어들 수도 있지만 각 4ft 길이의 부피로 door to door 서비스라고 한다. 전에 영국에서 짐을 보낼 때 거의 작은 밴 하나를 채울 정도로 보냈는데 그 때 얼마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생각보다 좀 비싼 편이긴 하다. 빈센트는 오히려 얼마 안되더라며 놀라워했다. 미국 내에서 의자를 보낼 때도 800달러나 든다면서. 난 그게 더 놀라운데.
그리고 빈센트가 자기 CNC 기계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나보고 비즈니스 이름을 뭘로 할거냐고 물어보더라. 사인 만들어줄 건거보다. 하하. 같이 보내주겠단다. 고맙지! 문제는 아직 이름을 못 정했다는거.
점심시간엔 리바이와 단둘이 밥을 먹으면서 간단히 몇 마디를 나눴다. 자기는 사람 많은걸 참 싫어한단다. 이 근처에서 자라고 멀리 큰 도시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적은 없다고. 공학을 전공했지만 자기와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목수 교육을 받고 여기 Montour Falls에서 목수 생활을 2년쯤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빈센트의 윈저체어를 알게 되서 이렇게 의자를 만들기 시작했단다. 처음에는 집에 작은 공간에서 의자를 많이 만들었는데, 지금처럼 넓고 다양한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등등으 이야기를 해주었다. 미국에서도 체어메이커는 흔한 직업은 아닌데, 자기도 살면서 4명 정도만 봤다며. 심지어 한국에서 체어메이커가 되려는 나는 얼마나 레어한 직업이려나.
- 오늘 사용한 공구
– 이런저런 turning tools : parting, scraper, roughing gouge, spindle gouge 등
– Galbert Calliper
– Lathe : Oneway lathe
– 샌드페이어(100) - 오늘 한 작업
– Side Stretcher, Centre Strecher 터닝
– Comb 밴딩
– Tormek 기본적인 사용법 배워보기 - 스텝들
– Vincent : 밴딩, 이런저런 참견, 관찰, 계획 세우기 등등
– Levi : 터닝 시범 및 지도. Tormek 시범, 밴딩
– 데이브, 모건 : 인사하기